시작하며

내 썰 2016. 7. 3. 18:11

지난 몇 년간 내 스스로의 블로그를 만들어보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저 쉬는 동안 뒹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열심히 웹서핑, 아니 정확히 말하면 디시질이나 해댄거겠지..


그러다가 읽을거리 다 떨어지면 블로그들 일부러 샅샅이 뒤지면서 찾아보기도 하고,


브런치 같은 읽을 거리 앱들도 깔아놓고 열심히 읽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읽을거리가 떨어지면 또 찾아다니고, 헤매고 다니고 했다. 책은 안읽고 말이지.


그러면서 생각한게, 나도 저런 글들을 쓰고 싶다.. 


나도 재밌는 글, 재밌는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지만, 될 리가 없지.


방 안에 하루종일 처박힌채로 있으면 새로운걸 접할리가 있나. 컨텐츠를 만들기는 커녕 소비기계가 되어서 하루종일 글과 밥만 먹어대기만 하니, 내가 만들 줄 아는건 그저 똥, 그렇게 똥만드는 기계가 되어버렸다.


창작욕만 있으면 뭐하나. 재료도 없고 의지도 없고.


그래도 뭔가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들더라.


그래서 그냥 펌질이나 하기로 했다.



가끔 눈팅을 열심히 하다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글 들이 있다.


글쓴이가 누군지 알수도 없지만,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게 만드는 글들.


이렇게 인터넷에서 흘러가다가 사라지기엔 아까운 글이지만, 아직 이 사회에서 출판되어서 발간되기엔 애매한 글들.


썰과 작품의 경계에 있는 글들.


어쩌면 만화가 웹툰의 시대로 넘어가는 것 처럼,


글도 그런것이 아닐까.


특히나 뜬구름 잡는, 그저 글을 위해서 만든 책으로 출판된 글보다


단순한 배설같으면서도, 예술 같은, 그리고 우리와 더 가까운 인터넷 상의 글들이 너무 좋다.


이렇게 읽은 글들을 모으면 책 몇권은 될텐데.


그저 읽고 날려보내는게 아깝다.



물론 이런 컨셉으로 이미 많은 사이트들이 생겨있는건 안다.


그들과 똑같은, 아무 의미가 없는 일일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읽고싶은 글 원하는대로 모아놓은곳은 없더라.


내가 지금까지 무얼 읽었는지 확인하고 싶기도 하고.


또 그런 썰들을 모으면 얼마나 많아지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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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네.